금요일 퇴근 길.. 그날은 평소와 달리 들러야 할 곳이 있어서 평소에 가지 않던 강변쪽으로 향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볼 일을 본 후 집으로 가는 버스가 와 있길래 얼른 뛰어가서 차를 타려고 했다. 사람들이 이미 많이 탔고... 내 앞에도 2명의 청년이 더 있었는데 그들은 그 차를 타지 않았다. 자리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차를 밖에서 둘러보니... 맨 뒤의 자리가 비어있었고 나는 이를 확인한 후 문을 두드려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기사분은 손을 내졌더니... 내가 다시 두드리니깐 마지 못해 문을 열어주는 시츄에이션...??? 사실 이 때부터 이상하긴 했다. 기사님 왈 "다음 차를 타시죠. 자리가 없습니다." "엥??? 자리가 있는데요???"(눈으로 다시 확인해도 맨 뒤 양쪽 사이드 자리가 두자리나 비워있었다.) "다음 차가 4분정도 후에 오니깐 다음 차를 타시죠." 그리곤... 아예 카드 찍는데를 손으로 막으신다. 헉~~ 
그리곤 내가 쉽게 포기하지 않자 "다음 정거장에 타실 분들을 생각해 주세요. 노인분들을 위해 몇자리는 비워둬야 하지 않나요? 양보 좀 해주세요" 헉!!
나는 이미 차에 올라 타 있는 상태였고... 기사분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까진 했지만... 당시 왜 쉽게 포기를 못했는지 지금도 정확힌 모르겠지만... 난.. 여하튼 "아저씨 타게 해주세요~ 태워주세요~~"를 연발... 아마도 그 버스에 탄 사람들의 시선을 모두 받았을 듯 싶다... 특히나 기사분 뒷자리 할아버지... 애원??하는 나를 보고 씨익 웃으시기도... 
여하튼 난 버스를 왜 타야하는지를 설명하기 보단.. 태워주세요. 타게 해주세요... 아저씨 너무 하시네요... 태워주세요를 연발...
그러던 중... 어떤 남자분.. 청년이라고 하기는 못하고... 초중년정도 되어 보이는 두번째 자리에 앉았던 남자분이 앞으로 카드를 찍고 내리신다. 엥??? 그렇게 되므로... 기사분이 계속 막고 있던 카드대는 곳은... 개방상태되고... 사실 당시엔 이해하진 못했었지만... 그 남자분... 확실히 실랑이 하는 나 대신 내려셨던 것 같다. 쩝....
사실...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 내리게 할 요량은 아니였는데....그러고 보니... 나 말고도 또 태워달라고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이 여학생은 아저씨 서서 갈께요 하는데도 기사분이 안태웠었다. 이 여학생 쉽게 포기하고 안탔고..... 

아무튼... 난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왜 굳이 이렇게까지 매달려?? 탔는지를.... 그리고 정말... 이렇게까지 매달려서 타야 했었는지를... 게다가... 내 행동이 진짜 배려심이 없는 행동인지 아닌지도...

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 버스를 타긴 탔고 난 나 대신 내리진 그분 자리 즉 두번째 자리에 앉아 있다가 다음 정거장이 되기 전에 그 자리를 비워둔채... 맨 뒷자리로 옮겼다.
왜냐면... 진짜 다음 정거장에 타실 그 누군가 어르신이 실제적으로 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자리를 비워두고 싶어서 말이다.

그리고 다음 정거장...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탔다. 내가 비워둔 자리엔... 젊은 축에 속하는 여자분이 앉았고... 그리고 다행인지?? 어르신은 한 분도 안타셨다.


다만 시간이 지나서 내게 후회가 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내가 그 기사분에게 좀더 지혜롭게 말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긴 하다.
"아저씨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허나 저를 태워주시면... 다음 정거장에 어르신이 타시면 그때는 자리를 양보하고 서서 가겠습니다." 사실 서서 가는 시간이 한시간가량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난 늘? 그랬긴 했다. 때론 타의적으로라도 말이다. 내가 진짜 자고 있을 땐 가방으로 압력을 가해서 나를 깨우신 노인분이 계셨고.. 그래서 자리를 양보한 적이 있으니깐...

남편에게 내가 우여곡절끝에 애원?해서 차 타고 왔다고 상황설명을 하니... 우리 남편은... 그 기사가 이상한 거란다. 글쎄... 음... 남편이 그렇게 말해도... 난 사실 잘 모르겠다. 배려를 고려해서 사람을 태우시는 기사라서... 그 기사님이 이상한 것 같진 않아보이기도 하고...쩝...


여하튼... 앞으론 그 쪽으로 되도록 안갈 생각이다. 하긴 친정을 갈 때면 어쩔 수 없이 그 쪽에서 차를 타야하긴 하지만...

버스 타는 것도.. 참 쉽지?가 않다.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정거장에서는... 그러고 보니 내가 부득불 그렇게 타려고 했던 건... 어쩜 이 이유가 가장 컸지 않았나 싶다.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정거장에서 또 다른 차를 기다리는데 그것도 남들보다 일찍부터 기다려도 순서없이 뒤로 쳐져 늦게 탈 수밖에 없어지는 상황이... 왜 이럴 땐 늘 피해의식이 드는지 모르겠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