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요일날 사무실 회식을 했다.

회식자리에서 사무실 한 사무장님왈 지영씨는 내 이상형이야라고 말하니 다른 분 왈 아니야 내 이상형이라니깐...

다들?? 내가 이상형이라고 우긴다.

그리고 또 어떤 분은 자신이 나중에 사업하게 되면 꼭 지영씨를 직원으로 쓰고 싶다고 하셨다.

변호사님들께는 지영씨 같은 사람이 없다. 지영씨처럼 사무실 살림을 알뜰하게 잘 꾸려가는 사람도 없을꺼다. 변호사님은 여직원 참 잘 쓰시는 거다

지영씬 진짜 인내심이 보통이 아니다. 우리들 뒤치닥거리를 다 해주니 말이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신단다.


갑자기 서로 나에 대해 칭찬해주는 것이 느닷없이 경쟁??이 되다보니 스스로도 말해 놓고선 좀 과했다고 느끼시는 것 같긴 했다.^^


하긴 그 중 막내 직원, 지금은 우리 사무실은 관둔 상태라 굳이 내게 은 잘 보일 필요가 없는 가장 객관적인 소릴 할 수 있는 송주임은 저는 사무실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지영씨예요. 지영씨 정말~~ 무서워요.(진심을 말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딴 직원도 거들면서 저도 지영씨가 제일 무서워요. 워낙이 정확한 분이시니...


아쉽게도 나를 한결?같이 칭찬했던 분들은 다들 술에 취한 상태이긴 했지만 솔직히 기분이 나쁠 건 없었다. 좋으면 좋았지...^^



난 이렇다하게 자랑할만한 직장을 다니는 것도 못된다.

사실 사람들 앞에서 법률사무소 여직원이라고 말하는게 항상 챙피한 편이다.

게다가 성취감을 느낄만한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많길하나

우리 사무실 사람들은 나를 한결같이 지영씨라고 부르기에

내겐 이 나이되도록 그럴듯한 직위 또한 없다.


그래서 때때로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내가 너무 초라하게 사는 건 아닐까?

내가 너무 내 직업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해서 이런 초라한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닐까??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많았다.


근데 나와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이 비록 술을 먹고 해준 말이긴 하지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주는 소리를 들으니깐

뭐... 그다지 부끄럽거나 그리 후회할만한 모습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잘 살고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쬐금은 들기도 하고..


이왕이면 진실보다 과장된 이런 칭찬의 말들을 말해주는 사람 좀 덜 쑥스러울 수 있게 내가 좀더 진작에 잘해줄껄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긴 했지만...

(지난 번 술 취하지 않고 맨정신일때 나의 나쁜 점들을 뒷다마?? 까는 사람이 있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뭐가 나쁘다고 뒷다마??를 깟는지까진 캐묻지 못했지만...상당히 속으로만 불쾌해 했었다.)



여하튼 회식을 하면서 이 말씀이 생각이 났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앞으로는 사람들이 나를 귀찮게 부려먹어도 좀더 친절하게 잘해줘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됐다.

막상 닥치면 마지못해 도와주는 척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친절한 지영씨가 되야겠다.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