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가 맡겨지길 바랬었던 것 같다. 사실 난 청년부를 위해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기다리는데 별 말이 없어서... 그냥 현재 내가 하는 모임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주일 저녁 전화를 받았고 난 전혀 사양됨 없이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내게 맡겨진 일은 성우다. 사실 난 한 번도 성우나 연극이나 등등을 해 본적이 없다.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락했던 것은 아니였기에 나도 나에게 기대를 했다.
내가 얼마나 맡겨진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월요일 - 첫모임에서 역할을 받았다. 몇마디 안되는 부분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연습자체도 너무 늦게 시작해서 한시간도 연습을 못한채 집으로 바쁘게 돌아갔다.
집에 가면서 괜히 한다고 했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화요일 - 사무실에서 회식이 있었다. 사실 별로 가고 싶지 않지만 분위기상 안가면 안되는 분위기라 참석했다. 그래서, 교회에 가지 못했다. 내가 만약 사무실 회식에 정말로 못가는 일이 생겼다고 하면서 교회로 향했다면? 난 교회에 갈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고기를 먹고 볼링장에서 4게임을 쳤다. 그래도 이상하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왜지? 집에 돌아오니 11시 30분이 넘었다.

수요일 - 원래 오늘은 내 맘속엔 푹 쉬어야지 마음먹은 날이였다. 솔직히 교회를 가더라도 연습할 시간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7시 예배시작해서 8시 20-30분에야 기도회가 시작할테고 그러고 나면 9시가 훨씬 넘어야 연습을 할테고... 그럼 집엔 언제와? 그래서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생각하길 교회가도 연습도 못할텐데 오늘은 정말 훅 쉬고 목, 금 나가서 열심히 하자...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근데 자꾸 걸리는 것이 하연이의 멜내용이다. 수요일날 보자는.... 왜 그게 자꾸 걸리는지... 전화통화하자는
내용도 있었는데... 난 내마음이 지금의 생각에서 금새 바꿔질 것 같아 전화를 늦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날이라서 6시 조금 지나자마자 집으로 급하게 갔다. 몇일전부터 계속 목욕이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정말 없어서 못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집에 빨리 가서 목욕이나 하고 교회를 갈지 안갈지 결정하기로 했다. 목욕후 저녁을 먹기 전에 하연이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하면서도 지금 시간이 7시 20분인데 그래도 와야 한다고 그러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 오늘은 오나마나겠
다. 그러니 오지 않아도 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연왈..."그래도 오랜다." 옆에 있는 승혜왈 "꼭 와야 된단다" 나왈"다른 사람도 다 나오니?" 그래서, 밥을 급히 먹고 교회를 향했다. 우리 엄마는 이 시간에 교횔갔다 언제 오냐며 나보고 정말 열심히 야라고 하신다.
아무래도 빨리 가야 9시일 것 같다. 1호선을 타면 더 늦을 것 같아서 지하철에 버스까지 타고 급히 갔다. 청년부로 올라가니 기도회 마무리 부분이다. 난 기도하면서 "하나님, 내가 여기 왜 왔습니까?" 물었다.
오늘은 전도사님께서 우리를 지도해 주셨다. 성우와 배우가 함께 호흡이 잘 맞으려면 몇 달 연습해도 모자란다고 그러신다. 그래서, 그냥 배우가 목소리까지 내는 것이 훨씬 낫을 것이라고 그런신다. 난 정말 왜 온거지? 한편으론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만 오면 되니깐... 난 사실 무대에 서지 않아도 상관없었으니... 그냥 함께 참여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깐.... 성우가 없어도 된다면 사실 더 좋았다... 근데, 절충으로 90년대만 배우가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했다. 그래서, 처음보단 내 일이 줄어서 70. 80년대 맡은 부분만 하면 된다. 연습을 하러 간 나는 단지 2부분의 대사만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연습한 부분은 3분도채 안걸렸다. 3분을 위해서 내가 여기까지 왜 왔을까?... 집으로 가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도 해야 겠지? 남들이 그냥 "안되 보이니 넌 안해도 되"라는 말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 커진다. 근데 누가 그런 말을 해주겠는가?
그래도, 하나님께 감사한 것이 있다면 지금 내 마음에 불평함이 별로 안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근데, 정말 힘들긴 힘들다. 괜히 한 것 같다는 후회됨은 생긴다.
오늘은 정말 내가 괜히 갔다 오는 건가? 그래도 그건 아닐꺼야...

목요일 -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나 피곤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어제는 정말 쉬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더욱 들고 있다. 갑자기 추워져서 인지 몸상태도 별로다. 그래도 가야하겠지? 갈까 말까?
이따가 결정하자... 하나님께 물어보면 당연히 가야할 마음을 주시겠지? 안되는데.... 일도 하루종일 많았다. 3시정도쯤인가 준비위원장이 전화를 했다... 그래도 오늘 뵙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몸상태가 안좋은 것 같다고 그러니깐 기도하겠다고 그런다. 7시 20분경에야 퇴근을 하게 되어서... 하연이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은 정말로 못가겠다고.... 오늘은 꼭 좀 쉬겠다"고 고마운 하연이가 쉬라고 말해 준다. 그래도, 약간은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일찍 잤다. 자기전에 대본을 들고 연습을 하면서 엄마에게 나 하는 것 어떠냐고 물었는데 별 반응이 없으시다. 잘했으면 좋겠는데 잘 안된다. 호균 역은 남자목소리로 해야 하는 건가? --- 자 이제 가 봅시다. 우리교회 부흥은 우리가 앞장 서야지... 그래도 오늘은 쉬길 잘한거겠지? 오늘도 교횔갔다면 병이 났을꺼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