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큐티를 하면서 자세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여하튼 나는 요즘 여러가지 핑계??로 인해 예배를 인터넷 생중계로 드리고 있고 이번 주는 특별히? 남편이랑 같이 예배를 드리기로 약속을 얻어냈었다.

근데 토요일 밤... 그날도 역시 남편은 회사에 출근했다가 평소와 달리 아주 빠른 시간인 저녁 9시에 들어왔는데 10시 쯤인가 2층에 올라갔다오겠다고 한다.

 

우리집은 2층 집인데 1층과 2층이 내부 연결통로는 아예 없고 외부 계단만 있다. 어머님께서 처음부터 서로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아예 내부통로를 만드시질 않으셨었다.

근데 아기가 생긴 후로는 우리들의 기거는 1층으로 옮겨졌는데 내부통로가 없다보니 2층은 그야말로 컴퓨터를 한다거나 물건을 가지러 갈 때만 출근준비를 위해 화장을 하러 갈 때나 잠깐씩 올라갔다오는 정도였었다.

근데... 토요일밤... 남편이 컴퓨터를 하러 그 밤에 올라간단다. 분명 올라가면 언제 내려올 줄 모르는 상황이고 난 어떻게든 받아낸 약속을 지키게 하고 싶어서... 언제 내려올 것인지 내일 몇 시 예배를 같이 드릴 것인지 이것저것 자꾸 물었다. 그런 상황들을 보시던 어머니왈 "야... 너도 쫒아 올라가거라~ 아기는 내가 데리고 잘 테니..." 마음 같아서는 "예~~" 그리고 아기를 맡기고라도 올라가고 싶었으나... 여하튼 결과적으로는 그 시간 2층에 올라가서 오래 비워두었기에 후다닥 청소를 한 후 잠자고 있는 아기를 들쳐업고 기저귀며 우유며 이것저것 싸들고 2층으로 갔다. 그 때가 거의 11시가 넘었나?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다. 평소 같으면 나는 그나마 일종의 정성의 표현이라면 표현으로 예배를 좀더 빨리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른? 시간인 7시 예배나 9시 예배를 드리곤 했었다. 근데...... 남편이랑 같이 드리기로 약속을 했던지라... 일단은 남편이 충분히 자고 일어날 수 있게 계속 계속 기다렸다. 물론 결과적으론 11:30분 예배를 또 다시 나 혼자 아니지 정확히 말하면 이제 갓 6달된 우리 아들이랑 드리게 되긴 했지만... 여하튼 예배 도중 남편은 일어났고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면서 1층에 이미 내려갔고 난 예배를 다 마치고 아기랑 내려왔다. 무조건 난 쉬는 날도 세끼를 꼭꼭 챙겨먹는 스타일인데 그날은 여러 사정으로 아침 겸 점식을 예배를 드리고 1층에 내려와서 먹게 되었다. 근데... 먹는 도중... 아버님과 남편 왈... "무슨 타는 냄새가 나네?" 남편이 밖을 내다 보곤 별일 없는 듯 그냥 들어왔다. 근데... 그 때 난 주방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옆을 보니... 주방 창문으로 연기가 보였다. 알고 보니 보일러실에서 전기누전?으로 불이 났던 거였다. 아주 빨리 발견해서 불을 바로 껐고 전기선만 조금 타고 수도연결 파이프가 타는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하루 정도는 수도를 쓰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긴 했지만... 근데 그렇다고 전혀 물을 쓸 수 없었던 건 아니다. 밖 마당에는 지하수가 있어서 물은 쓸 수 있긴 했다. 여하튼 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고 우리 식구 모두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참 우리 어머님은 그날 친척집에 갔다오신다며 안계신 상태였었다.

 

근데... 하루가 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에 들었던 말씀이 내 의도와는 달리 자꾸 기억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지 않으시면 과연 우리를 누가 지켜줄 수 있겠느냐는 말씀이... 사실 주일날 그 불사건?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고 유독 평소와 다른 주일을 보낸 상황인지라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생각이 안들었던 건 아니였었다. 그래서 감사했었고 근데 그 감사는 내가 항상 해왔던 순간적인 감사였고 형식적인 감사의 일종이였었다.

 

근데. 이번에는 어떻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름 강력?하게 생각나는 말씀 때문에 그 감사의 정도가 예전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우리 어머님은 교회를 다니시지 않으신데도 내가 상황을 자세히 말씀드렸더니 이번을 겪으시고는 그러신다. 다 하나님아버지가 도와주신 것이라고...(사실 우리 어머님은 이런 말씀 자주 하시는 편이긴 하다. 아기를 가지기 전에도 나한테 그러셨었다. 다 하나님아버지가 알아서 아기를 주실테니 걱정하지 말라고...그런 점에선 나보다도 믿음이 훨씬 좋으신 편이시다. 게다가 아기가 생기고 나선 하나님 아버지가 아기를 주신 것이라고 그러신다. 아주 감사해 하고 계시다.^^)

 

사실 불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번지는지... 게다가 우리 집 보일러는 심야전기보일러라 거금 700만원인가를 드려 설치한 것이였고... 우리 집 주변엔 시어르신들이 소나무며 갖은 야채, 채소며 잔듸며 이것저것 심어놓으신 게 많아서 불이 번지려면 아주 최적?의 조건들이 갖춰져 있었었다.

만약 내가 그 시간 그곳에 앉아 있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긴 하다.

 

근데 내가 이 사건을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글로 남겨놓는 이유는... 불을 빨리 끌 수 있어서 감사한다는 뭐... 그런 내용을 남겨놓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런 상황 이후에 나름 강력?하게 생각이 나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짜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남겨놓고 싶어서다.

 

만약... 하나님께서 나로 "하나님께서 지켜주지 않으시면 과연 우리를 누가 지켜줄 수 있겠는가?"라는 말씀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그냥... 아... 다행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경험되로라면 감사가 사라져버렸을 그런 일이였을텐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나로서는 하나님께서 불이 아예 안나게 지켜주셨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지켜주시는 하나님입장에서도 그렇게 지켜주셔야 더 잘 지켜주시는 것이 되겠지만.

 

여하튼 이번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내가 살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복이 어쩜 정말 필요할 때 기억나야 될 상황에서 말씀이 정확히 기억나는 복이고 정말 깨달아야 될 상황에서 내 노력이나 의지와는 별개로 하나님의 뜻이 저절로? 깨달아지는 복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그래서 지금도 생각될수록 그 감사는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127:1)

 

보혜사 아버지께서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