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청년부 회지 원고로 낼려고 이 글을 써놨는데...
2001년도엔 청년부 회지를 발간할 예정이 없단다.
쓸모가 없어져 버린 이 원고...

2001년 내가 하나님께 배운 소중한 열매이기에... 나누려고 올려본다. 내용 자체가 어쩜... 자랑?하기 위해 올리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사실 그런 맘이 쫌은?? 있긴 있겠지?hohoho) 그 이상의 훨씬 중요한 부분들을 봤으면 좋겠다.



어설픈 선(善)(회지 원고)

여름부터 『꿈의 사람 요셉』 뮤지컬을 아이들이 연습하기 시작했었는데 난 D-1일이 되어서야 겨우 처음으로 아이들 연습하는 곳에 구경?갔다. 근데... 내 경험상 근린공원 전도나가려고 준비할때나 임마누엘 밤 준비할때나 청년부에선 뭔가를 준비하고 연습할땐 컵라면을 박스채로 두고 먹고 떡, 우유, 김밥 등 흡족한? 간식을 먹고 연습을 했었고 한번은 선배들이 사준 짱게집? 진수성찬을 먹으면서 연습을 한적도 있었는데...
분위기를 보니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았다.

사실 난 퇴근을 할 때부터 배가 고팠지만 분명 간식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어 구경하면서 얻어먹을 요량?으로 교횔 향했었다. 그야말로 떡줄 사람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갔었다.
근데 아무리 둘러봐도 구석구석을 살펴도 피티병 음료수 5병정도밖엔 보이는게 없다. 너무 배가 고파 참다 참다 너희들 간식은 없니 물어봤다. 오늘만 간식이 없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없는게 분명했다. 그리고, 나 말곤 아무도 간식에 신경을 쓰는 아이는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냥 다들 자기 맡은 역할을 열심히 연습할 뿐......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으면서 난 상당히 고민을 해야 했다. 그냥 처음부터 간식 얻어먹을 잔꾀?를 부리지말고 간단히라도 요기를 하고 오는 건데... 그렇다고 지금 혼자 슬쩍 나가 먹고 오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벌써 그냥 집에 가자니 그도 그렇고.... 어쩌면 좋탐...... 혼자 먹느냐 얘들도 먹이냐를 계속 고민??을 해야 했고, 마침내??는 앉아서 뮤지컬을 연습하는 인원들을 세기 시작했다. 36~38명은 족히 되겠군. 넉넉히 40명으로 따지면 500원짜리 빵을 돌리면... 20,000원, 700원짜리 큰사발을 돌리면 28,000원... 내 지갑에 돈이 얼마나 되지???.............

(다시 고민 중-몇십분 흐름)............ 에라 모르겠다.


나로썬 아주 큰 결단??을 내리고 도봉슈퍼로 향했다. 그리고 작은 사발도 아닌 큰사발 육개장+신라면 큰사발을 합쳐서 40개를 사버렸다. 내 돈으론 좀 부족했지만 다행히 사무실 비용이 여유분으로 있던 차에...
26,000원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을 간식비로 써버렸다. 그러면서 의도?하진 않았지만 얼떨결에 행한 이 행동을 스스로 잘한거라고 여기며 아이들이 기쁘게 먹으면 됐지 뭐 그렇게 기특?한 생각까지 했었다.
바로 갔다달라고 배달을 시켰고 돌아와서는 생색을 내는 것같아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좀 쑥쓰럽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아이들에겐 내가 산 것을 말하지 말라고 그래버렸다. 그리곤, 라면주면 먹고 집에나 가야지 생각했고 속으로도 아주 뿌듯^^했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그냥 간식만 사주고 집에 가버렸다면 선??을 행했다는 그런 뿌듯함만 남았을 것을......
난 아이들이 나처럼 배가 고플 것이며 간식으로 인해 기뻐할 줄 알았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엄청?난 착각이였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됐다. 추측컨대 아이들은 이미 간식은 없다는 것에 익숙해 있었던 것 같고 밥을 안먹고 오면 연습할 때 자기만 손해?라는 것을 이미 습득한 경지?에 이르렀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배고프지 않던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기엔 이 간식은 너무나 약?했다는 것을 난 금새 알게 된거다.(아 물론 그중엔 감사히 기쁘게 먹었을 아이가 분명 있기야 있었겠지만......)

집사님이나 선생님이나 라면이 점점 뿔고 있으니깐 지하 성가대실에서 연습하는 아이들에게 먹고 연습하라는 말을 몇번이고 전하러 사람을 보냈었지만 연습하는 아이들은 열심히 연습만 하는 것 같다.
결국...... 아이들이 먹지 않아서 띵띵 불어터진 라면 5개정도와 물만 안부었지 다 뜯어논 라면 5개 정도를 아마도 그냥 버리게 되었던 것 같다. 근데 정확히 버렸는지 안버렸는진 잘 모르겠다. 나중에 일하시던 집사님들이 아까와서 드셨으려나???
뒤늦게 친교실에 나타난 한 아이왈 나한테 선생님 잘 먹을께요 씨익 웃으면서 띵띵 불은 라면을 먹는다.
난 아무 소리 없이 그냥 씨익 웃었었지만... 그 아이가 어떻게 알았는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내가 사준 라면이라는 것을 알고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생각해서 먹고 있다는 것은 직감?할 수 있었다. 하여간... 그 아이의 그 배려?에 약간 기분이 좋았었지만......
그래도.... 속 좁은 나로선.... 영~~~~


그러면서...... 집에 가는 내내 내가 쓸데없는 선심?을 쓴 것이였고 괜한 돈 26,000원만 날렸다는 생각을 계속 해야 했다. 내 박봉?에 26,000원이면....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는건데... 차라리 우리 부서 아이들한테나 선심을 쓰면서 사줄 것을...... 후회 막심?이였다.(사실 우리 부서 아이들이 주일날 가끔 배가 고프다고 사달라고 졸를 적이 있지만 난 끄덕?도 안하는 편이다. 내가 끄덕도 안하는 이유라면 아이들에게 잘못된 버릇을 심겨줄 수도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돈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처음부터 내가 사준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했으면 아이들이 좀더 기쁘게 먹어줬을까?? 그냥 사줬다는 생색?이라도 낼 껄 그랬나?? 하여간 별별 생각을 다했고 그러다보니 점점 섭섭함만 커져갔다.
계획에도 없던 어설픈 선?을 행하고 난 후 이렇게 찜찜??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었는데.... 나... 참....
하루가 지나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더 26,000원이 아깝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다.

그래도 다음날 난 그동안 아무것도 한게 없었기에 도와줄 게 혹 있으면 도와줄려고 다시 맘?을 고쳐먹고 교회엔 일찍 갔다.(3시가 조금 넘었었나??) 가면서도 난 내가 좀더 일찍가야하는 것은 아닌지 엉뚱한 착각??을 하면서 서둘러 교횔 갔건만, 5시 30분 시작 시간이 될 때까지... 정말 할 일은 없었고 그래서 계속 빈둥거려야 했다. 간혹 바쁘게 왔다갔다하는 아이들이 내게 말을 걸어주거나 아는 척 해주면 감지덕지?하면서.
또다른 실망을 했던 것 같다. 기다리다 하두 심심해 지하에 내려갔더니 방마다 문이 다 걸려 있었고 문뜩 선교코너에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갔더니 다행?히 내가 할 일은 없다고 그런다. 하긴 기다리느라고 지쳐서 일할 힘도 없었다. 그냥 불 쬐고 있으라고 그래서 불을 쬐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가 잠깐 경자언니 자리 비운 상태에서 진옥이랑 수정이가 요앞에 꼬치집이 새로 생겼는데 너무 맛있다며 그곳엔 간장마술사까지 있다면서 먹으러 가자고 그런다. 정말 맛있다는 말에 갈까 말까 속으론 약간 고민을 하긴 했지만 난 그냥 안가겠다고 그랬다.
내겐 어제의 그 26,000원의 아까움이 내 뇌리??속에 또렷히 남아있었기에 난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셋 중엔 내가 젤로 선밴데 그냥 시침이?를 떼고 후배들에게 돈없다고 사달라고 할 용기는 없고 그렇다고 내가 또?? 다 사주자니... 이도 그렇고... 그래서 못가는?? 거면서 안가는 척하면서 다시 본당에 들어가야 했다.(너무 짠순인가??)


하여간 여차저차... 생명의 잔친 성황?리에 무사히 마쳤다.
근데 주일날이 되면서도... 여러 가지 다른 기분 나쁜일들이 더해지면서 내 마음은 점점 더 나빠졌다. 더더군다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침부터 자느라고 동대문운동장에서 4호선을 바꿔타야하는데 그냥 지나쳐 을지로 4가까지 가버리다니....ㅠ.ㅠ(참고로 을지로 4간 반대편으로 갈려면 통로가 따로 없고 바로 개찰구?라서 반대로 갈려면 봉? 밑을 2번이나 기어들어가야 한다)

고등부 모든 모임이 끝나고 3부 예배를 드리러 본당으로 올라가 자리에 앉았는데 느닷없이? 하나님 나한테 분명 하실 말씀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래서 말씀을 열심히 경청했다.

그날 내가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들어야 했던 말씀이 바로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말라"는 거였다.

이럴수가..... 하나님은 정말 나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하시는 분이시다.
나의 어설펐던 선한? 동기는 간데없고 나중엔 그저 그 돈만 아까와하는 쪼잔?함만 남았던 내 모든 행동들을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나보고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말라니??

설교 중에 우리가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면서 조심해야 할 것들을 말씀하신다.
① 말씀 그대로 행하다 벽에 부딪혔을 때 낙심하지 말고 ② 무늬만 있고 알맹이 없는 사랑을 조심하고 ③ 핑계를 대선 안되고 ④ 사랑과 유사하나 엄연히 다른 집착을 조심해야 한다고 그러신다.

그리고 사랑이란 바라지 말기, 말하지 말기, 알아서 해주기, 늘 배려하기라고 그러신다.

뜨악~~~

아무것도 안하면서 낙심?만 해버린 줄 알았던 올 생명의 잔치를 통해선...
바로 이런 경지??의 깨달음을 받게 되다니......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나의 어설픈 선이 얼마나 더 지나야 어설픈지 않는 선으로 거듭?날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썬 내가 소비?한 26,000+10,000(mp3 자원금) 도합 36,000원과 그냥 허비했던 것 같던 금요일 교회 왕복시간 2시간 30분+구경하고 라면먹고 온 시간 1시간 30분+토요일 빈둥댄 시간 2시간 30분 도합 6시간 30분을 통해...

이완 비교가 안되는 것들을 배우게 된 것같아 다시?? 뿌듯?할 따름이다.
그렇탐 내년엔?????(말끝 흐리기^^)


- 1 년 후 -


그리고, 2002년 생명의 잔치에 난???
연습 한번 안하고... 간식쏘기 한번 안하고...

배웠던 건 몽땅??잊어버리고, 교회 집사님들께서 준비하여 주신 튀김, 김밥, 떡볶기 음식만 달랑 먹고 왔다.


제 목 수십년을 살아도.... (2001-12-26)
글쓴이 이인숙(birdnest01@hosanna.net)

수십년을 살아도...어쩌면 깨우칠 수 없는 것들을
단 6시간 30분을 통해 깨닫기 해주시니,,참으로
지영언닌 복받은 자녀임에 틀림없군여..
사실, 저는 교회에서 어떤 행사가 있으며 아이들이
그런것을 위해 연습중이라는 것을 잘 몰랐슴돠.
글구 얼굴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선뜻가서 청년부원입네
하는 인사도 쑥스러서 잘 못하겠슴돠.
앞으루는 그런 깨달음과 은혜들을 혼자 갖지마시고
같이 공유하믄 좋을것 같네엿^^ㅋㅋㅋㅋ^&^

제 목 뭬야! 그리 깨달음을 주었거늘...쓸모가 없다니... (2001-12-26)
글쓴이 황승철(praisesound@hosanna.net)

대단한 경지임엔 틀림없지만 좀더 수련을 쌓아야 하느니...
청년부 간식을 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