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비유를 읽을 때마다 포도원 주인이 불과 한 시간만을 일한 일꾼들에게도 "종일 수고와 더위를 견딘" 일꾼들과 똑같은 품삯을 주었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저항감이 내 속에서 끊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어째서 그 주인은 여러시간 일한 사람들에게 먼저 품삯을 주고 나서 늦게 들어온 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고, 오히려 11시나 되서 늦게 들어온 일꾼들에게 먼저 품삯을 지불함으로써 앞서 들어온 사람들에게 그릇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불필요한 번민과 질투를 유발시키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하나님의 독특한 질서를 현세적인 질서에 입각해서 보려고 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는 이제야 깨닫게 된다.
그 포도원 주인은 일찍 온 일꾼들도 늦게 온 일꾼들에 대한 자신의 관용을 같이 기뻐해 주기를 바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이전에 나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 포도원에서 하루 종일 일한 사람들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며, 나아가 그 주인이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면서 더욱 감사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그 주인이 그렇게 행동했을 거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내 머리로 그려본 적이 없었다.
그와 같은 비교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면 마음이 180도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고방식이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약간만 일한 사람도 많이 일한 사람만큼 사랑을 받는 행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보신다.
하나님께서는 포도원에서 짧은 시간이든 오랜 시간이든 거기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관심을 받게 될 때 제일 기쁘게 여기실 정도로 너무나 순전하시다. 실제로 그분은 너무나 순박하시기 때문에 그들이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자기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행복해 하기를 기대하신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분은 오해에 빠진 애인이 당황스러워하는 것을 보시고 "내가 너그러운 것 때문에 왜 당신이 질투를 하느냐?"고 말씀하신다.
그분은 "당신이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있었고, 또 나는 당신이 요구했던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었소! 그런데 왜 당신은 그렇게 분하게 생각하오?"라고 물으셨을 것이다.

[Heinrich Spacemann의 연구 논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