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난 사무엘상 1장을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결혼한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아이가 없는 걸 보고 사람들은 이런 저런 걱정들을 나보다?? 더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때론 믿음의 연륜이 있는 분들께서 내게 한나처럼 열심히 매달려서 기도하라는 말씀도 해주셨고...


한나처럼 기도한다는 것...

결혼 하기 몇년 전에도 한나의 기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한나의 기도는 그냥 "열심히 간절히 하는 기도의 모델"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여러번 읽고 묵상하면서 느끼는 건...


기도하면 한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고,

한나하면 성경상에서도 꽤나 알려진 인물이고,

게다가 여자아이들 이름을 지을 때도 이 한나라는 이름은 비교적 흔히 사용되는 이름이지만...

사실 한나라는 인물은 단지 사무엘상 1, 2장에만 등장하고 바로 퇴장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기도의 모델이 될만큼 그녀의 기도는 그다지 길게 나오지도 않는다.


사무엘상 1장을 보면

5절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

6절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라고 나와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이 괴로웠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통곡했다고 한다.


근데 중요한 건 그녀가 한 기도내용이라고 생각한다.


10, 11절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에게서 배울 기도의 모델은 바로 이것인거 같다.

포기한다는 것.


그녀의 이 기도 후


19, 20절 ~ 엘가나가 그의 아내 한나와 동침하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하신지라 한나가 임신하고 때가 이르매 아들을 낳아 사무엘이라 이름하였으니 이는 내가 여호와께 그를 구하였다 함이더라


그는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아들을 얻었다.


근데... 결과적?으론 보면 그녀는 그 아들을 그녀의 기도대로 하나님께 뺏겼다.(??ㅋ)


27. 28 이 아이를 위하여 내가 기도하였더니 내가 구하여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하고 그가 거기서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여하튼 그녀의 간절함이 기도의 응답으로 이어졌다고는 볼 수 없는 것 같다. 그녀의 오랜 기도,  끊임없는 기도가 응답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간절함이 없던 것은 아니고 오랜 기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보다 중요한 건...

그녀의 기도에는 하나님이 그동안 계속 기다리시면서까지 듣고 싶어했던 기도의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기도엔 하나님 앞에서의 포기가 있었다.

아들을 구하긴 구했지만... 구한 이유가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였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그녀에게 사무엘이라는 아들을 주시기 위해서 필요했던 건... 그녀의 간절함도 그녀의 통곡함도 아니라는 걸...

난 옛날엔 잘 알지 못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간절히 원할 때...

난 그저 열심히만 기도하고, 의심하지 않고 기도하면 이루워주시는 줄 알았었다.


근데 그건...

하나님에 대한 큰 오해였다는 것을 최근 들어 다시금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기도란 그 하는 시간의 분량이나 간절함의 마음 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구하는 것.



내게 요즘도 한나처럼 기도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난 그럴 때마다 그냥 별다른 반응없이 그렇게 기도할 것처럼 침묵으로 대답하지만...


내겐 아직 이런 한나의 기도는 벅차다.


요즘도 역시나 "아기를 주세요" 기도를 하지만...

난 "그 아기를 하나님 귀하게 사용하시도록 제가 온전히 드릴께요."라는 기도는 사실 내겐 너무나 벅찬 기도다.


근데 난 한나의 기도에 대한 결과가

아들을 받친 것으로 쫑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21 여호와께서 한나를 돌보시사 그로 하여금 임신하여 세 아들과 두 딸을 낳게 하셨고 아이 사무엘은 여호와 앞에서 자라니라


이것이 바로 한나의 기도의 쭁이다.


과연 한나가 사무엘을 받친 후... 그 후로도 계속적으로 이젠 내가 그 귀한 아들까지 받쳤으니 이젠 정말로 아기를 주세야해요라면서 또다시 간절히 기도했는진 잘 모른다.

성경엔 더이상 그런 이야긴 안나오니깐...(나오나??)

허나 모르긴 몰라도 그녀는 그런 기도를 더 이상 하지 않았을 꺼 같다.(이것도 아닌가??ㅋ)



물론...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이런 한나의 모습을 기대하시기 때문에 아직까지 잉태하는 복을 주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건... 좀 심한 오바일지도 모르니깐...^^



여하튼...

내게 요즘 가장 어려운 숙제는...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나의 욕심을 기꺼이 포기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 버겁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것이 아기를 구하는 기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한나의 모습을 흉내낼 수는 있겠지만 한나의 마음까지 흉내내긴 참 어렵다고 한나의 기도를 보면서 더욱 느끼게 된다.


때가 되어...

물론 내가 한나처럼 하나님께 이 자녀를 드립니다.라는 포기없이도 하나님께서 내게 자녀를 주신다면 난 과연 얼마만큼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교회학교에서 아이들을 양육?해 봤지만...

하긴 양육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너무 부족했지만...

말씀과 기도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건 참으로 중요한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인 거 같다.